윈도우 단축키, 30개 외우지 말고 5개만
윈도우 단축키는 서른 개를 외워도 안 늡니다. 실제로 손에 붙는 다섯 개와, 기본값이 꺼져 있어 대부분 모르고 지나가는 하나를 정리했습니다.
단축키 모음 글은 이미 여러 번 보셨을 겁니다. 30개가 빼곡히 들어찬 표를 위에서 아래로 한 번 훑고, 이번엔 몇 개라도 외워야지 하고 창을 닫고, 결국 며칠 뒤에는 원래 쓰던 두세 개만 그대로 쓰고 계시겠죠.
개수가 문제입니다. 한 번에 여러 개를 외우면 하나도 안 남습니다. 그래서 이 글에는 다섯 개만 담았습니다. 나머지는 아래에 표로 정리해두었으니 필요할 때 찾아 쓰시면 됩니다.
왜 다섯 개인가
단축키가 손에 붙으려면 그 동작을 하루에 몇 번씩 반복해야 하는데, 일주일에 한 번 쓸까 말까 한 기능은 아무리 좋아도 그 임계치를 못 넘깁니다. 결국 매번 검색하게 되죠.
기준은 하나입니다. 하루에 세 번 이상 하는 일인가. 아래 다섯 개는 그 기준을 통과한 것들이고, 사무직이든 개발이든 디자인이든 직군을 크게 타지 않는다는 공통점도 있습니다.
1. Win + V — 복사한 것들이 전부 남습니다
다섯 개 중 하나만 고르라면 이겁니다. 그런데 기본값이 꺼져 있습니다. 그래서 대부분 존재조차 모르고 지나가죠.
평소에는 새로 복사하는 순간 직전에 복사한 게 사라지죠. 이 기능을 켜두면 최근 복사한 항목이 차곡차곡 쌓이고, Win + V 로 목록을 열어 그중 원하는 걸 골라 붙여넣을 수 있습니다. 자주 쓰는 문구는 아예 상단에 고정해둘 수도 있고요.
여러 문서와 웹페이지를 오가며 내용을 긁어모아야 하는 작업에서, 창을 왔다 갔다 하는 횟수가 눈에 띄게 줄어듭니다.
켜는 법 — 처음 Win + V 를 누르면 작은 창에 “켜기” 버튼이 나옵니다. 그게 안 보이면 이쪽으로 가세요.
설정 → 시스템 → 클립보드 → 클립보드 검색 기록 켜기
회사 PC 라면 아예 막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룹 정책 때문이죠. 이 경우엔 전산 담당자에게 문의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켜기 전에 알아둘 것
두 가지입니다.
주의비밀번호도 그대로 남습니다. 비밀번호 관리자에서 복사한 값이든 계좌번호든 예외 없이 기록되기 때문에, 가족이나 동료가 잠깐씩 만지는 PC 라면 이건 생각보다 위험합니다. 민감한 걸 복사한 뒤에는 Win + V 에서 그 항목을 지우거나, 아예 이 기능을 켜지 않는 쪽이 맞습니다.
재시작하면 지워집니다. 고정해둔 항목만 살아남고 나머지는 전부 사라지기 때문에, 며칠씩 보관해두는 메모장 대용으로는 못 씁니다. 그날 작업 중에만 쓰는 도구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2. Win + Shift + S — 화면 일부만 캡처
PrtSc 로 전체 화면을 찍은 다음 그림판을 열어 필요한 부분만 잘라내는 과정을 반복하고 계셨다면, 이 단축키 하나로 그 절차가 통째로 사라집니다.
누르면 화면이 어두워지고 드래그로 원하는 영역을 고를 수 있습니다. 캡처한 결과는 곧바로 클립보드에 들어가기 때문에 메신저 창이나 문서에 Ctrl + V 만 하면 끝입니다. 파일로 저장할 필요가 없어요.
화면 상단에 뜨는 작은 바에서 사각형, 자유 형태, 창, 전체 화면 중에 모드를 고를 수 있는데, 그중 창 캡처가 제일 쓸모 있습니다.
같은 바의 비디오 아이콘을 누르면 정지 화면 대신 영상으로 찍힙니다. 프로그램을 따로 깔 필요가 없는데 모르고 지나치기 쉬워서 화면 녹화는 따로 정리해뒀습니다.
3. Win + 화살표 — 창 배치
Win + ← 또는 → 로 창을 화면 절반에 붙입니다. 위쪽 화살표는 최대화, 아래쪽은 복원이고요. 조합이 단순해서 이건 하루면 손에 붙습니다.
마우스로 창을 화면 가장자리까지 끌어다 붙여본 적 있으시면, 정확히 그 동작을 키 조합 하나로 하는 겁니다. 한쪽에 자료를 띄워두고 반대쪽에 문서를 쓰는 식으로 일하면 하루에도 수십 번 쓰게 됩니다.
윈도우 11 에는 Win + Z 로 여는 스냅 레이아웃도 있어서 2분할, 3분할, 4분할 같은 배치를 골라 쓸 수 있습니다. 다만 손에 익기 전까지는 화살표 조합이 더 빠르고, 모니터가 한 대라면 절반 분할로 대부분 해결됩니다. 화살표부터 익히시고, 부족하다 싶을 때 Win + Z 를 보세요.
맥에도 Sequoia부터 같은 기능이 들어왔습니다. 두 쪽을 오가며 쓰신다면 맥 창 정렬도 같이 보시면 됩니다.
4. Ctrl + Shift + Esc — 작업 관리자 바로
Ctrl + Alt + Del 을 눌러 파란 화면이 뜨면 거기서 작업 관리자를 고르는 분들이 많은데, 그 중간 화면을 아예 건너뛸 수 있습니다.
프로그램이 멎어서 마우스도 잘 안 먹는 상황에 중간 화면을 한 번 더 거쳐야 하는 게 얼마나 답답한지는 겪어보시면 압니다. 이 조합은 작업 관리자를 곧바로 띄웁니다.
5. Win + L — 자리 비울 때 잠금
사무실이라면 이건 습관이 돼야 하는 항목입니다. 자리에서 일어나는 동작에 붙여서 누르면 되기 때문에, 의식적으로 이틀만 해보면 몸이 알아서 하게 됩니다.
반대로 집에서 혼자 쓰신다면 굳이 필요 없죠. 환경에 따라 가치가 완전히 갈리는 항목이라 다섯 번째에 뒀습니다.
나머지는 외우지 마세요
아래는 알아두면 좋지만 굳이 외울 필요는 없는 것들입니다. 쓸 일이 생겼을 때 이 표를 다시 열어보시면 됩니다. 그 정도 빈도로 쓰는 기능을 억지로 외우려다 정작 중요한 다섯 개까지 흐려지는 게 더 손해니까요.
| 단축키 | 하는 일 |
|---|---|
Win + D |
모든 창 내리고 바탕화면 (다시 누르면 복원) |
Win + E |
파일 탐색기 |
Win + . |
이모지·특수문자 입력창 |
Win + 숫자 |
작업표시줄 N번째 앱 실행·전환 |
Win + Shift + ← → |
다른 모니터로 창 이동 |
Ctrl + Shift + T |
브라우저에서 방금 닫은 탭 복원 |
Shift + Delete |
휴지통 거치지 않고 삭제 |
Alt + F4 |
창 닫기. 바탕화면에서 누르면 시스템 종료 창 |
Win + Ctrl + ← → |
가상 데스크톱 전환 |
Win + E 로 연 탐색기에서 우클릭 메뉴가 한 단계 늘어난 게 거슬리신다면, 그건 단축키로도 해결됩니다. 우클릭 메뉴를 되돌리는 방법에 레지스트리를 안 건드리는 쪽부터 정리해뒀습니다.
이 중에 Win + . 은 의외로 자주 쓰게 됩니다. 이모지만 나오는 줄 아는 분이 많은데 화살표(→), 특수기호(※), 단위(㎡) 같은 것도 전부 여기서 검색해 넣을 수 있어서, 문자표를 따로 열 일이 없어집니다.
외우는 법
다섯 개를 한꺼번에 외우려 하면 실패합니다. 순서가 중요해요.
일주일에 하나씩. 이번 주는 Win + V 하나만 쓴다고 정해두고, 복사할 일이 생길 때마다 의식적으로 그 키를 누르세요. 손이 먼저 움직이기 시작하면 그때 다음 걸로 넘어갑니다. 다섯 개면 5주, 한 달 반이면 끝나는 셈이죠.
중간에 예전 방식이 더 빠르게 느껴지는 구간이 반드시 옵니다. 대부분 거기서 포기하는데, 마우스로 하던 걸 키보드로 바꾸는 일은 원래 처음 며칠이 제일 느립니다. 그 구간을 넘겨야 이득이 시작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Win+V를 눌렀는데 아무 반응이 없습니다. 클립보드 기록이 꺼져 있어서 그렇습니다. 처음 누르면 켜기 버튼이 있는 작은 창이 뜨는데, 그것도 안 보이면 설정 → 시스템 → 클립보드에서 직접 켜세요. 회사 PC는 그룹 정책으로 막혀 있을 수 있습니다.
클립보드 기록에 비밀번호가 남나요? 남습니다. 비밀번호 관리자에서 복사한 비밀번호도 그대로 기록됩니다. 다른 사람이 PC를 만질 수 있는 환경이라면 Win+V에서 해당 항목을 지우거나, 아예 이 기능을 켜지 마세요.
외워도 자꾸 까먹습니다. 한 번에 하나씩만 쓰세요. 일주일에 하나면 충분합니다. 다섯 개를 동시에 외우려 하면 하나도 안 남습니다.
맥에서도 비슷한 게 있나요? 클립보드 기록은 맥 기본 기능에 없습니다. Raycast나 Maccy 같은 도구를 따로 설치해야 합니다.